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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안에서의 낮선사람과의 침묵과 긴장을 즐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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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붉은고요
댓글 0건 조회 43회 작성일 25-09-0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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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안의 30초 침묵

아침 출근길,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들어서면 익숙하지만 낯선 얼굴과 마주치곤 합니다. 옆집 사람일 수도 있고, 위층에서 내려온 이웃일 수도 있죠. 하루에도 몇 번씩 타는 공간이지만, 그 짧은 순간만큼은 서먹서먹한 묘한 공기가 감돕니다. 마치 시간은 흐르는데, 말은 멈춰 있는 것 같은 수십초간의 침묵이 찾아옵니다.

어색함의 시작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작은 공간에 낯선 사람들이 모입니다. 서로의 얼굴은 분명 한두 번쯤 본 적이 있지만, 이름도 모르고 대화도 나눈 적이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색한 공기는 금세 차오릅니다.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핸드폰을 꺼내 보는 척을 하거나, 천장을 쳐다보거나, 버튼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누구 하나 말을 걸면 금세 풀릴 수도 있는 분위기인데, 이상하게도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습니다.

짧지만 긴 30초

층수를 누르고, 문이 닫히고,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실제로는 30초 남짓이지만, 그 시간이 이상하게 길게 느껴집니다. 삐걱거리는 소리, 버튼 옆에서 반짝이는 불빛, 가끔 들리는 기침 소리까지… 모든 게 과장되게 크게 다가옵니다.

누군가 가방 속 물건을 정리하거나, 다른 사람이 신발끈을 슬쩍 확인하는 순간조차 작은 사건처럼 느껴집니다. 어색한 침묵 속에서 별것 아닌 행동들이 크게 부각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작은 해프닝

물론 이 침묵이 항상 그대로 끝나는 건 아닙니다. 가끔은 예기치 못한 사건이 분위기를 깨기도 하죠.

한 번은 초등학생 아이가 탔는데, 갑자기 큰 소리로 “엄마, 우리 집 10층인데 몇번 눌러야돼?”라고 묻는 순간 모두 웃음을 터뜨린 적이 있습니다. 또 다른 날에는 강아지를 안고 탄 이웃이 있었는데, 강아지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꼬리를 흔들며 여기저기 눈을 맞추자, 모두가 자연스럽게 웃으며 말을 트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작은 계기 하나가 어색한 침묵을 단숨에 무너뜨립니다.

침묵 속의 편안함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30초의 침묵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억지로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니까요. 누구도 나를 강요하지 않고, 나도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일종의 약속된 휴식 같은 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아무런 대화가 오가지 않아도, 사실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말이 없어도 함께 같은 공간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묘한 연결감이 생기니까요.

우리가 배우는 것

엘리베이터 안의 침묵은 우리 사회의 축소판 같습니다. 낯선 사람과 한 공간에 있지만, 불필요한 말은 줄이고 서로의 영역을 존중합니다. 혹은 가끔 작은 계기로 대화가 열리며 예상치 못한 따뜻함을 느끼기도 하죠.

결국 중요한 건 말이 아니라 마음가짐인지도 모릅니다. 어색한 침묵을 불편하게만 느끼는 대신, 그 순간을 받아들이고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삼는다면, 오히려 소중한 여백이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30초는 누구에게나 낯설고 어색하지만, 동시에 특별합니다. 그 안에서 느끼는 작은 긴장, 예상치 못한 웃음, 그리고 때로는 조용한 휴식까지.

다음에 엘리베이터에 오르실 때, 굳이 침묵을 깨려 애쓰기보다는 그 순간을 짧은 명상처럼 받아들여 보시는 건 어떨까요? 의외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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