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동안 안보기

중년취미정보

언젠가 필리핀 세부의 아름다운 바다속 탐험을 꿈꾸며 배우는 부산 수영구 프리다이빙 강습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네잎클로버
댓글 0건 조회 179회 작성일 25-09-04 17:12

본문

어렸을때나 한창 운동할때는 물에 들어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나이가 어느정도 들고나니 물속에서 오래 숨을 참는다는 게 큰 도전으로 다가왔다. 최근 수영을 배운다는 친구의 권유로 “프리다이빙을 한 번 배워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고, 처음에는 웃어넘겼다. 하지만 언젠가 하고 싶었던 ‘바닷속 자유여행’을 떠올리니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렇게 해서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있는 한 실내 프리다이빙 전용 풀장을 찾게 되었다.

이 풀장은 수심이 최대 5m까지 내려가는 구조라서 초보자도 안전하게 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수영장 입구에 들어서니 벽면에는 다이버들의 사진과 장비들이 걸려 있었고, 이미 여러 명의 수강생들이 슈트를 입고 준비운동을 하고 있었다. 강사님은 40대 중반의 미모의 경험 많은 여성 프리다이버였는데,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말이 내 마음을 조금은 가볍게 했다.

처음 수업은 ‘호흡법’이었다. 단순히 숨을 오래 참는 게 아니라, 들이마시는 공기의 양을 조절하고 내쉬는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했다. 강사님은 우리에게 바닥에 앉아 눈을 감고, “천천히 공기를 마시고, 배와 가슴을 차례로 채운 뒤, 아주 부드럽게 내쉬라”고 했다. 처음에는 30초만 지나도 숨이 차서 몸이 움찔거렸지만, 몇 번 반복하니 1분 가까이 버틸 수 있었다.

이제 물속에 들어가는 시간이었다. 웻슈트를 입고 마스크와 오리발을 착용한 뒤, 나는 천천히 풀 안으로 들어갔다. 수온은 적당히 차가웠고, 물속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내 심장 박동뿐이었다. 강사님이 손으로 “천천히, 깊게”라고 제스처를 하며 안내해 주었다. 나는 폐 안에 남은 공기를 느끼며 바닥을 향해 내려갔다. 하지만 2m 정도 내려가자 귀가 꽉 막히는 듯한 압박이 느껴졌다. 강사님이 알려준 대로 코를 막고 살짝 바람을 불어넣으니 ‘뻥’ 소리와 함께 귀가 뚫렸다. 그 순간 신기하리만큼 편안해졌다.

첫날은 수심 3m까지 내려가는 데 성공했다. 올라오면서는 폐가 터질 듯했지만,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의 해방감은 잊을 수 없었다. 강사님은 “50대에 처음 시도하는 분들이 많다”며 “천천히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면 오히려 젊은 사람들보다 집중력이 좋아 금방 늘 수 있다”고 격려해 주었다.

며칠 후, 다시 그 풀장을 찾았을 때 나는 조금 더 자신감이 붙어 있었다. 호흡법을 미리 연습해왔고, 수영장 입구의 낯설음도 사라졌다. 이번에는 수심 4m까지 도전했다. 내려가면서 벽을 손으로 짚었는데, 물속에서 느껴지는 고요함과 무중력 상태의 평온함은 일상에서 느끼기 힘든 특별한 경험이었다.

프리다이빙을 배우며 가장 크게 느낀 건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기록을 세우는 것도, 남보다 빨리 내려가는 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내 호흡을 믿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일이었다. 물속에서 1분을 버티는 것이 육지에서의 1분보다 훨씬 길게 느껴졌지만, 그만큼 내 몸의 감각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50대가 되어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부산 남천동 실내 풀장에서의 경험은 내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물속에서 배운 호흡법은 일상에서도 도움이 되었고,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아직도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언젠가는 세부나 발리같은 에매랄드빛의 바다에서 프리다이빙에 도전해보고 싶다. 아마도 처음에는 두려움이 더 크겠지만, 이번 경험처럼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간다면 또 다른 세계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중년의 나이에 시작한 프리다이빙은 단순한 취미 그 이상이었다. 그것은 내 몸과 마음을 다시 젊게 만드는 특별한 여정이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3건 1 페이지
중년취미정보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3
네잎클로버 09-26 79
네잎클로버 79 09-26
12
공감모임 09-25 137
공감모임 137 09-25
11
무지갯빛 09-17 194
무지갯빛 194 09-17
10
향기나는책 09-11 148
향기나는책 148 09-11
9
잠든별 09-10 203
잠든별 203 09-10
8
네잎클로버 09-09 196
네잎클로버 196 09-09
7
네잎클로버 09-09 136
네잎클로버 136 09-09
6
붉은고요 09-08 144
붉은고요 144 09-08
5
붉은고요 09-08 189
붉은고요 189 09-08
4
기억의저편 09-05 179
기억의저편 179 09-05
3
기억의저편 09-05 153
기억의저편 153 09-05
2
네잎클로버 09-04 147
네잎클로버 147 09-04
열람중
네잎클로버 09-04 180
네잎클로버 180 09-04

검색

회원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