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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천동 수영도서관에서 모집한 시니어합창단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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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네잎클로버
댓글 0건 조회 136회 작성일 25-09-0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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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무료한 시간이 많아지면서 인생에 활력을 찾아줄만한 취미를 찾고 있었는데, 우연히 집 근처에 있는 부산 수영도서관 게시판에서 ‘시니어 합창단 모집’이라는 안내문을 보게 되었습니다. 남천동이라는 익숙한 동네 안에서 등산갈때마다 항상 지나다니던 도서관이었는데, 합창단이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죠. 솔직히 음악과는 큰 인연이 없었고, 목소리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나도 한번 도전해볼까?’ 하는 호기심이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무엇보다 집에만 있는 생활을 벗어나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첫 연습날, 도서관 3층 강당에 들어서니 이미 20여 명의 어르신들이 자리에 앉아 계셨습니다. 연세는 대부분 60대에서 70대였고, 몇몇은 저와 비슷하게 은퇴 후 새로운 취미를 찾는다고 하셨습니다. 지휘자 선생님은 젊은 음악 전공자였는데, 친근하게 다가와 “합창은 목소리의 완벽함보다 함께 어울림이 중요하다”라고 말씀해주셔서 긴장이 조금 풀렸습니다. 처음이라 목이 제대로 안 열리고, 음정도 불안했지만, 옆자리에서 같이 웃으며 따라 부르는 분들을 보니 ‘이 자리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습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악보를 보는 것조차 어려웠고, 호흡을 길게 유지하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매주 모여서 두 시간씩 연습하다 보니 목소리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합창의 묘미는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낼 때 오는 전율이었습니다. 제가 낸 목소리가 다른 사람들의 음성과 섞여 하나의 곡으로 완성될 때, 뿌듯하고 울컥하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이 경험은 혼자 노래를 부를 때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감정이었습니다.

합창단 활동을 하면서 얻은 가장 큰 변화는 ‘생활의 활력’이었습니다. 집과 등산만 오가던 반복된 일상에서 매주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니 자연스럽게 생활 패턴이 규칙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연습 날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목소리를 가다듬고, 집에서도 가끔씩 연습한 곡을 따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호흡이 좋아지고, 목소리도 예전보다 힘이 붙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도 노래가 폐활량에 도움이 된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계단을 오를 때 합창단 이전보다 숨이 덜 차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합창단을 통해 새로운 인연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매주 옆자리에 앉는 어르신은 같은 남천동 주민이라 금세 친해졌습니다. 연습이 끝난 후에는 근처 돼지국밥집에 함께 가서 식사도 하고, 때로는 커피 한 잔을 나누며 사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음악이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사회적 연결고리가 되어준 것이죠.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친구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데, 합창단 덕분에 제 인간관계가 한층 넓어졌습니다.

수영도서관 합창단은 단순히 노래를 배우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도서관이기에 가능한 포지한 분위기, 책 향기와 함께 어우러지는 음악 연습은 다른 어떤 문화센터와도 달랐습니다. 도서관 관계자분들도 시니어 참여자들을 위해 따뜻하게 챙겨주셨습니다. 덕분에 합창단 활동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내가 소속된 또 하나의 공동체’라는 의미를 주었습니다.

몇 달간 연습을 이어가다 보니 작은 발표회에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마련한 주민 문화 행사 무대였는데, 수십 명의 주민 앞에서 노래를 부르자 긴장도 되었지만, 노래가 끝난 뒤 큰 박수를 받았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나이 들어도 무대에 설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은 황혼기에 다다른 제 삶의 태도를 바꿔주었습니다.

합창단에 참여하며 얻은 또 하나의 깨달음은 ‘취미는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노래 실력이 크게 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매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모여 함께 웃고 노래하는 그 자체가 행복이었습니다. 집에서 혼자 보내던 시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의미 있는 순간들이 쌓여갔습니다.

혹시 저처럼 새로운 취미를 찾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가까운 도서관이나 문화센터에서 열리는 합창단이나 또 다른 단체활동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악보를 볼 줄 몰라도 괜찮고, 목소리가 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음악을 통해 사람들과 어울리고, 삶의 활력을 되찾는 과정입니다. 저 역시 이 활동 덕분에 마음이 한결 밝아지고, 나이 드는 것이 두렵지 않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부산 수영도서관 시니어 합창단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새로운 삶의 동력이 되어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이곳에서 목소리를 맞추며,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저의 작은 경험담이 또 다른 분들에게 용기를 주어, 새로운 취미에 도전할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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