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의 도시락에 담긴 세월(어머니와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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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도시락이라는 말은 항상 나에게 특별한 감정을 불러온다. 다른 친구들이 학교 매점에서 간단히 사 먹거나 급식을 먹을 때도, 내 가방 속에는 언제나 어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이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리고 대학 시절까지 이어진 도시락은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니라 어머니의 사랑이 고스란히 담긴 하루의 선물이었다.
학창시절 새벽마다 어머니는 부엌 불을 켰다. 아직 동이 트기 전, 부엌 창문에 희미하게 불빛이 새어 나오는 풍경은 우리 집의 일상이었다. 다른 집 어머니들처럼 대충 밥과 반찬을 담아주셔도 충분했을 텐데, 우리 어머니는 매일 도시락을 다르게 준비하셨다. 월요일에는 달걀말이와 멸치볶음, 화요일에는 제육볶음과 콩나물무침, 수요일에는 김치볶음밥과 소시지. 반찬통을 열면 매번 새로운 조합이 들어 있었고, 나는 그 도시락을 먹으며 친구들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친구들이 “너희 어머니는 음식 솜씨가 참 좋으시다”고 말할 때마다 한편으론 기분이 좋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입시 준비로 지쳐 있을 때도 어머니의 도시락은 늘 나에게 힘을 줬다. 새벽까지 공부하고 겨우 잠이 들었을 때, 어머니는 그 시간에도 부엌에 서 계셨다. 한 번은 밤늦게 물을 마시러 나갔다가, 졸린 눈을 비비며 반찬을 볶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 순간 가슴이 뭉클해져 말없이 다시 방으로 들어왔던 기억이 난다.
대학에 들어가 자취를 하게 되었을 때도, 어머니는 가끔 새벽 첫 기차를 타고 보따리에 반찬을 넣어서 양손에 들고 오셨다. 냉장고 속에 김치통과 각종 반찬이 가득 차 있을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아들이었다. 취업을 하고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어머니의 도시락 대신 구내식당을 이용했지만, 나는 여전히 어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의 맛을 잊지 못했다.
세월은 빠르게 흘러, 어느새 나도 은퇴라는 단어와 마주하게 되었다. 30년 넘게 직장에서 일하고 난 뒤 찾아온 여유는 낯설면서도 묘한 허전함을 남겼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어머니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제 연세가 80을 바라보시는 어머니는 예전 같지 않았다. 기력이 많이 약해져 긴 시간 부엌에 서 계시는 것이 힘들어 보였다. 그래도 어머니는 습관처럼 아침마다 부엌 불을 켜셨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나는 결심했다. “이번엔 내가 도시락을 싸드리자.”
처음 부엌에 서서 도시락을 준비하려니 낯설고 서툴렀다. 달걀말이는 생각처럼 말리지 않았고, 김치볶음은 너무 짜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매일 조금씩 연습했다. 어머니가 내 도시락을 싸주실 때처럼, 나도 매일 도시락통을 채워보고 싶었다. 하루는 잡채를 해드렸는데 면이 불어버려 어머니께서 웃으시며 “네가 요리하는 걸 보니 옛날 생각이 난다”고 말씀하셨다. 그 웃음을 보는 순간, 비록 서툴러도 내가 하는 일이 어머니께 기쁨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이제는 매일 아침, 내가 부엌 불을 켠다. 어머니는 부엌 식탁에 앉아 나를 바라보시며 간단한 조언을 해주신다. “간은 조금 싱겁게 해라, 요즘은 내가 많이 못 먹으니까.” 그 말에 맞춰 반찬을 조절하다 보면, 마치 세월이 거꾸로 흐른 듯하다. 어린 시절 내가 도시락을 받던 자리에는 지금 어머니가 계시고, 도시락을 준비하던 어머니의 자리에 내가 서 있다.
어머니께 도시락을 건네드릴 때마다 마음이 벅차다. 그 작은 통 안에 담긴 것은 단순한 밥과 반찬이 아니라, 30년 동안 이어진 사랑의 되돌림이다. 내가 받은 도시락은 나를 키웠고, 지금 내가 싸는 도시락은 어머니를 지탱한다. 인생의 무게 중심이 바뀐 것이다.
어느 날 어머니께서 내 도시락을 드시며 말씀하셨다. “엄마가 예전처럼 너한테 도시락을 만들어줄순없지만 이렇게 네가 싸준 도시락을 먹으니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 그 말을 들으며 나는 울컥했다. 완벽하지 않은 요리라도, 어머니에게는 아들의 마음이 최고의 양념이었다.
돌아보면, 도시락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세대를 잇는 다리였다. 어머니가 싸주신 30년의 도시락은 나를 키웠고, 지금 내가 싸는 도시락은 어머니를 위로한다. 이 교차점에서 나는 부모와 자식 사이의 깊은 사랑을 배운다. 나이가 들수록 부모와의 시간은 점점 줄어들지만, 도시락이라는 작은 상징은 여전히 우리 사이를 이어준다.
이제 나는 매일 도시락을 준비하며 삶의 의미를 다시 새긴다. 60대의 은퇴 이후에도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사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사랑은 시간이 흘러도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는 진리를 깨닫는다. 도시락을 통해 나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살아갈 힘을 얻는다.
학창시절 새벽마다 어머니는 부엌 불을 켰다. 아직 동이 트기 전, 부엌 창문에 희미하게 불빛이 새어 나오는 풍경은 우리 집의 일상이었다. 다른 집 어머니들처럼 대충 밥과 반찬을 담아주셔도 충분했을 텐데, 우리 어머니는 매일 도시락을 다르게 준비하셨다. 월요일에는 달걀말이와 멸치볶음, 화요일에는 제육볶음과 콩나물무침, 수요일에는 김치볶음밥과 소시지. 반찬통을 열면 매번 새로운 조합이 들어 있었고, 나는 그 도시락을 먹으며 친구들에게 자랑하기도 했다. 친구들이 “너희 어머니는 음식 솜씨가 참 좋으시다”고 말할 때마다 한편으론 기분이 좋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입시 준비로 지쳐 있을 때도 어머니의 도시락은 늘 나에게 힘을 줬다. 새벽까지 공부하고 겨우 잠이 들었을 때, 어머니는 그 시간에도 부엌에 서 계셨다. 한 번은 밤늦게 물을 마시러 나갔다가, 졸린 눈을 비비며 반찬을 볶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 순간 가슴이 뭉클해져 말없이 다시 방으로 들어왔던 기억이 난다.
대학에 들어가 자취를 하게 되었을 때도, 어머니는 가끔 새벽 첫 기차를 타고 보따리에 반찬을 넣어서 양손에 들고 오셨다. 냉장고 속에 김치통과 각종 반찬이 가득 차 있을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아들이었다. 취업을 하고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어머니의 도시락 대신 구내식당을 이용했지만, 나는 여전히 어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의 맛을 잊지 못했다.
세월은 빠르게 흘러, 어느새 나도 은퇴라는 단어와 마주하게 되었다. 30년 넘게 직장에서 일하고 난 뒤 찾아온 여유는 낯설면서도 묘한 허전함을 남겼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어머니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제 연세가 80을 바라보시는 어머니는 예전 같지 않았다. 기력이 많이 약해져 긴 시간 부엌에 서 계시는 것이 힘들어 보였다. 그래도 어머니는 습관처럼 아침마다 부엌 불을 켜셨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나는 결심했다. “이번엔 내가 도시락을 싸드리자.”
처음 부엌에 서서 도시락을 준비하려니 낯설고 서툴렀다. 달걀말이는 생각처럼 말리지 않았고, 김치볶음은 너무 짜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매일 조금씩 연습했다. 어머니가 내 도시락을 싸주실 때처럼, 나도 매일 도시락통을 채워보고 싶었다. 하루는 잡채를 해드렸는데 면이 불어버려 어머니께서 웃으시며 “네가 요리하는 걸 보니 옛날 생각이 난다”고 말씀하셨다. 그 웃음을 보는 순간, 비록 서툴러도 내가 하는 일이 어머니께 기쁨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이제는 매일 아침, 내가 부엌 불을 켠다. 어머니는 부엌 식탁에 앉아 나를 바라보시며 간단한 조언을 해주신다. “간은 조금 싱겁게 해라, 요즘은 내가 많이 못 먹으니까.” 그 말에 맞춰 반찬을 조절하다 보면, 마치 세월이 거꾸로 흐른 듯하다. 어린 시절 내가 도시락을 받던 자리에는 지금 어머니가 계시고, 도시락을 준비하던 어머니의 자리에 내가 서 있다.
어머니께 도시락을 건네드릴 때마다 마음이 벅차다. 그 작은 통 안에 담긴 것은 단순한 밥과 반찬이 아니라, 30년 동안 이어진 사랑의 되돌림이다. 내가 받은 도시락은 나를 키웠고, 지금 내가 싸는 도시락은 어머니를 지탱한다. 인생의 무게 중심이 바뀐 것이다.
어느 날 어머니께서 내 도시락을 드시며 말씀하셨다. “엄마가 예전처럼 너한테 도시락을 만들어줄순없지만 이렇게 네가 싸준 도시락을 먹으니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 그 말을 들으며 나는 울컥했다. 완벽하지 않은 요리라도, 어머니에게는 아들의 마음이 최고의 양념이었다.
돌아보면, 도시락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세대를 잇는 다리였다. 어머니가 싸주신 30년의 도시락은 나를 키웠고, 지금 내가 싸는 도시락은 어머니를 위로한다. 이 교차점에서 나는 부모와 자식 사이의 깊은 사랑을 배운다. 나이가 들수록 부모와의 시간은 점점 줄어들지만, 도시락이라는 작은 상징은 여전히 우리 사이를 이어준다.
이제 나는 매일 도시락을 준비하며 삶의 의미를 다시 새긴다. 60대의 은퇴 이후에도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사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사랑은 시간이 흘러도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는 진리를 깨닫는다. 도시락을 통해 나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살아갈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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